전한련 시대의 종말
전공 | 2006/09/11 21:42
전한련 부회장/정책국 회의를 위해 대전에 출장을 간 뒤, 회의장에서 욱해서 한 소리.
마음에 안 드는 소리일 수도 있고, 헛소리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그냥 얘기할게요. 나는 이게 전한련 시스템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의대에 입학한 학우들은 강제적으로 학생회에 가입됩니다.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에요. 그리고 전한련은 "전국 한의과대학 학생회 연합"을 뜻합니다. 한의대 학생회에 가입한 모든 사람들이 곧 전한련의 구성원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한의대에 입학하면 누구나 강제적으로 전한련의 일원이 된다는 얘기죠.
한의대는 학문적 공동체입니다. 어떤 정치적 이념에 따라 한의대에 입학한 사람은 없어요. 한의대는 한의학이라는 학문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곳일 따름이죠. 반면 전한련은 지극히 정치적인 집단입니다. 여기서 모순이 생깁니다. 한의대는 탈정치적이고 학문적인 공동체인 반면, 전한련은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집단인데, 이 둘의 구성원이 정확히 같아요. 똑같은 사람들이에요.
여러분은 전한련 학우들이 한 목소리로 단결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전한련 학우가 모두 몇 명이죠? 5천명 정도로 칩시다. 그 5천명이 하나의 정치적인 목소리에 합의하기를 원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게 가능할 리가 있습니까? 애당초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아니고, 학문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일 따름인데. 예, 그래서 전한련 시스템 자체의 문제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여기까지 얘기한 뒤 나는 세 사람으로부터 동시에 공격받았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공격에 대응하는 대신 '당신들의 의견에 나만은 합의하지 않겠습니다'는 방어적인 논리로 일관해야 했다. 왜냐하면 나의 논리는 회의장에서 차마 얘기할 수 없는 급진적 결론으로 귀결되기 때문이었다. 회장이라면 또 모르거니와, 나에겐 그런 주장을 펼칠 권한이 없었다. 그 귀결이란 이런 것이다.) "전한련이 유지될 수 있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학문적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단결시킬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수 년 전에 종말을 고했어요. 학문의 공동체라면 모르거니와, 투쟁적이고 정치적인 집단으로서 전한련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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