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거짓말을 해봐

잡설 | 2006/03/29 23:42

별다른 자극 없이 살고 있다.

개강총회 준비, 특강 준비, 괴로운 커리큘럼... 괴롭다면 괴로울 수도 있는 나날들이지만, 결국 남는 건 허무함 뿐이다. 학생회 일을 하면서 바삐 살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여전히 심심하다. 조금 덜 효율적으로, 그리고 대신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마음맞는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효율성에 맞서, 직관에 따라." 그것이 겉으로 내건 나의 가치관이지만, 결국에는 뻔한 자본주의가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 내 자신이 두렵고 싫다. 거부하고 싶다. 그래서 럭스의 노래를 듣는다. "덤벼라 덤벼라, 이런 미친 개 씨발놈들아!" 그 치기에 맞춰 점핑이라도 한껏 할 수 있다면, 이 기분이 조금 나아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

조금이라도 달라지길 바랬는데, 지겨운 이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하루하루 이렇게 살다 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겠네. 덤벼라 뎜벼라, 이런 미친 개 씨발놈들아. 이따위 세상에 미련따윈 없다!

동향 //

3월 14일, 개강총회. 한의사전문의제도 경과보고를 준비했으나, 시간관계상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짤려 버리다.

3월 18일, 토요일. 글마당 첫 활동. 후배로부터 꼭 와달라는 전화를 받았지만, 아무래도 그런 옛날 모임에 다시 나가는 건...... 이제 아는 얼굴도 없을테고, 그때도 그다지 열심히 활동하지 않았었고...... 결국 집에서 뒹굴뒹굴.

3월 20일, 총학 발대식. 쓸데없는 짓거리에 불려다니느라 양방진단 수업도 못 듣고, 총학은 이거 뭐 이따위 쓸데없는 짓거리를 왜 아직까지 하는지, 그것도 총장 명의의 협조문까지 돌려가면서......

3월 21일, 학생회 총투표. 일당독재에서나 볼 수 있는 90%대의 압도적 찬성으로 세개 안이 모두 통과되었다. 개표는 꽤 재미있었다.

3월 27일, 김규항씨 특강. 좋았던 시간이었다. 사회자로서 내내 긴장을 풀 수 없었지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꿔다놓은 보릿자루 노릇만 했다.

3월 29일, 법의학 수업. 케이스 스터디를 하나 했다. 시체는 고가도로 밑 인도에서 발견되었으며, 상당한 양의 내출혈이 보였고, 늑골, 척추를 비롯한 체간의 뼈가 대부분 파손되었다. 등 쪽에 보도블럭 모양의 거대한 멍이 생겼으며, 상의 추리닝의 등쪽 부분이 약간 찢어져 있었다. 독특한 것은 발에 찔린 듯한 상처가 있었다는 점인데, 신발 안에서 변사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이 발견되었다. 이는 여러 의문점으로 인해 아직 미결된 사건이었는데, 희권 형은 달려오는 차에 드롭킥을 하다가 튕겨나가 고가도로 아래로 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고, 나는 뼛조각으로 피해자의 발바닥을 찔러 불가항력의 상태로 만든 뒤 고가도로 아래로 던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물론 둘 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소름끼치고 괴로운 법의학 수업 속에 두 사람이 나눈, (사실 도덕적으로 해선 안 될) 농담 따먹기였을 뿐. ... 죄송. (__)

2006/03/29 23:42 2006/03/2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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