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보고서

학교 | 2008/04/1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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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보고서가 나왔다. 학위도 없는 꼬꼬마가 뭘 한대봐야 얼마나 했겠냐마는.

2008/04/15 09:57 2008/04/15 09:57
 

진로

학교 | 2008/04/01 23:29


요즘 술자리에서 진로 얘기가 많이 나온다. 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하겠다, 전문의 과정을 끝내겠다, 부원장 일을 하겠다, 바로 공보의로 들어가겠다, 뭐 여러 가지 얘기들. 그럴 때마다 친구들이 하는 얘기가 나는 학교에 남는 게 좋겠다는 얘긴데.....

암기나 시험은 끔찍하게 여기지만, 내가 공부를 싫어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나는 한의학을 무척 싫어하지만, 바로 그래서 이 종교를 진짜 학문답게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난 그만한 열정도 없고, 일단 사회로 나가고 나면 돈을 벌어야 한다. 그리고..... 뭐 말할 수 없는 여러 사정도 있다.

난 그냥 어느 허름한 바에서, 맥주 한 캔을 손에 들고 어떤 싸이키델릭 뮤지션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인생이면 충분한데.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갖기 어려운 것인지 깨달아가고 있다. 결국 난 오늘도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은 채, 대신 기타와 현악 위에서 부드럽게 출렁이는 리아나의 목소리를 듣다가 이내 침대에 눕는다. So, gonna let the rain pour...

2008/04/01 23:29 2008/04/01 23:29
 

보고서작성 끝

학교 | 2008/03/26 21:57


한 달동안 붙잡고 있었던 보고서를 끝냈다. 총 42쪽, 주석 88개에 달하는 대작(?)이지만, 사실 그 진실은 짜집기에 미칠듯한 주석 중복. 초반 1/2에 해당하는 한의학의 학문적 정체성에 대한 내용은 비교적 쓰기가 수월한 편이었으나, 후반 1/2에 해당하는 한의학의 진단과 치료 신뢰성에 대한 내용은 임상을 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무척 어려운 주제였다. 결국 실제로 분량도 초반 1/2는 29쪽, 후반 1/2는 13쪽이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제 다시 수험생 모드로. 사실 국가시험같이 중요한 시험은 어디까지나 독학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졸준에서 입시학원 모드로 몰고가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뭐, 우리는 한 가지 진리를 알고 있다. 알아서 기어야지, 튀어서는 좋은 꼴 보기 힘들다는 거.

그래도 이젠 좀 여유가 생기겠구나! 했는데, 어느덧 월말이라 곧 원고 마감이 기다리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이것도 돈이 들어오는 일이라 아슬아슬하게 돈 쓰고 다니는 나한테는 꼭 해야 할 일이다. 돈십은 뭐 누가 공으로 주나요. 특히 이런 날라리 학생한테라면. 이렇게 뭔가 할 일은 이것저것 있는데 하나같이 늘어지고 재미없고 자극이 안 되는 일이라...... 주말에라도 좀 놀러다니고 싶다. 물론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겠지만...... (ㅋㅋ) 하아, 바쁘면서 심심하다.

2008/03/26 21:57 2008/03/26 21:57
 

6

학교 | 2008/03/04 00:11


싸구려 대화, 플스 2, 맥주 한 캔, 아이팟과 음악들
6년째이자 마지막 해가 될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내 곁에 있는 생활의 일부들.

하, 십라, 그딴거 다 필요없고 연애가 하고 싶다.
촌스럽더라도, 진짜 마음을 다해서

2008/03/04 00:11 2008/03/04 00:11
 

시작을 향해

학교 | 2007/12/29 00:07


방사선과학 A
사상의학 A+
소아과학 B+
침구과학 B+
간계내과학 A
심계내과학 A+
비계내과학 A
폐계내과학 B+
신계내과학 A+
재활의학과학 B+
임상실습 A+
부인과학 A
침구기법 A
피부외과학 A
안이비인후과학 B+
신경정신과학 B+
한방예방의학 A

절망하고, 슬퍼하고, 그리고 주눅들고, 그러다보면 또 한 해가 간다. 무기력해지고 또 무기력해지고, 쳇바퀴 돌아가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비로소 사회인으로서 삶을 시작한다. 어느덧 나도 6학년째가 되며 졸업을 코앞에 두게 되었다.

나는 쳇바퀴 속에 갇힌 사회인이 될까, 아니면 거기서 도망쳐나온, 사회화되지 못한 탕아가 될까. 한방병원이나 한의원, 혹은 제 3의 직장으로 출퇴근을 하며 평범한 행복을 누리게 될까, 아니면 밤이 오기를 기다려 슬램을 즐기는 철없는 서른 살이 될까. 나는 아직 내 진심을 모르겠다.

2007/12/29 00:07 2007/12/29 00:07
 

매일 병원으로, 주중 3일은 정장 차림으로 등교한다는 게 참 익숙지 않다. 이제 비로소 한의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셈이다. 아직도 내 몸에 침 놓는 게 두려운 이 바보가 이제 1년 반만 있으면 한의사 면허를 딴다니, 참 시간 빠르지.

본과 3학년이 된 거랑은 아무 상관 없는 얘긴데, 요즘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참 좋다. 재즈 장르에서 피치카토 주법으로 연주할 때는 그냥 미친다. 가슴을 쿵~ 쿵~ 울리면서도 느껴지는 이 스윙감. 쥑이네.

2007/08/30 00:43 2007/08/30 00:43
 

시험종료

학교 | 2007/06/23 18:38


기말고사가 끝났다. 6월 15일 금요일부터 6월 23일 토요일까지, 일요일 하루 빼고 8일간 계속된 강행군이었다. 총 열 여덟 과목.

시험이 끝난 김에 이 웹사이트도 살짝 변했다. 대문의 난잡했던 구성을 800 X 720 픽셀짜리 큼지막한 사진 한 장으로 대체한 것.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 총 여덟 장의 사진이 랜덤으로 나오도록 했으며, 각각의 사진에는 relieve, do, traveling, lifting, sorrowful field, singing, surfling, hello라는 소제목들이 붙어있다. 무슨 뜻인가 하면, 그냥 허전해서 붙인 이름일 뿐.

2007/06/23 18:38 2007/06/23 18:38
 

한의대 생활 5년차에

학교 | 2007/05/28 01:21


한의대 생활 5년차에 비로소 배운 게 있다면, 불의가 있더라도 신경 끄고 살 수 있는 스킬, 장벽에 맞닥뜨릴 것 같으면 편한 길로 도망가는 스킬, 꺾일 순 있어도 죽을 순 없다는 신념?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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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비리의 신화 김문기가 학교로 돌아올지 모르는 이런 비상시국에도 본 3 학생들 대부분은 "돌아오든 말든" 하면서 유유자적...... 김문기가 돌아오더라도 2년만 버티면 내 알 바 아니라는 귀차니즘의 정신이다. 개중에는 모 학생처럼 정말 불의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식의 이기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냥 귀찮으니까, 관심없으니까 그러는 거라는 말씀.

예과 때만 해도 학교에 이런 악습이 있다더라, 요즘 학교에 이런 일이 터졌다더라 하는 소식에 분노하기도 하고, 살떨리는 느낌을 느끼기도 하고, 겁을 집어먹기도 하고 이랬었는데...... 또 좀 힘들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면, 그렇지, 그런 옳은 길을 가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제는 진짜 뭔 일이 터지든 관심이 안 간다. 암만 "이게 옳소!"라는 외침이 있어도 귀찮으면 잘 안 하게 되고. 한의대생활 5년차에 접어드는 지금, 다양한 악습에 무젖은 나는 이젠 충격과 공포(?)의 역치값도 터무니없이 높아진 모양이다. 누구나가 동감하듯이, 그 악습들이 어느 한 쪽의 각성만으로는 고쳐지지 않을 만큼 쌓이고 쌓인 불신과 태업으로 인해 복합적으로 만들어진 거라, 시간이 엔간히 지나지 않고선 고쳐지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묻혀서 졸업이나 합시다.

2007/05/28 01:21 2007/05/28 01:21
 

Run

학교 | 2007/04/27 19:15


4 / 16 (월) : 침구과학 (14 : 00)

지긋지긋하고 힘들더라도, 반복되면 자연스레 일상이 된다. 컨디션도, 기분도 그럭저럭 괜찮다.
화요일에는 김문기 전 상지대 이사장과 관련, 대법원 판결이 나는 날이다. 많은 학생들이 법원 앞에서 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본과 3학년은 역시 그런 세속적인(?) 일과는 연을 끊고 산다. 김문기가 돌아오든 말든 시험은 계속된다. 김문기가 돌아오든 말든 우리는 한의사가 될 것이다.

4 / 17 (화) : 침구기법 (09:30), 한방예방의학(14:00)

이틀째. 대운동장에선 김문기 척결(?)을 위한 대회가 열렸고, 학생들은 대법원 앞으로 몰려갔다.
우리는 텅 빈 학교 안에서 시험도 보고, 시험공부도 하고.

4 / 18 (수) : 소아과학(10:00)

김문기 사태가 '막장'으로 치달아가는 가운데 시험도 계속된다. 윤영철 전 헌재재판소장이 김문기측 대리인이라고 한다. 관습헌법 지랄했던 미친 헌재 영감탱이로, 또 한 번 미친 영감탱이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았다. "법리"의 우월성을 논하는 그는 법이 사회적 합의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진리를 잊었거나, 그냥 수구 꼴통임에 분명하다.
한편 시험에선...... 소아과학 문제 제대로 안 풀어봤다가 망쳤다. -_ㅠ 이번 시험은 결과가 대체로 그다지 좋지 못한 편인데, 그래도 스트레스 받는 건 없다.

4 / 19 (목) : 신경정신과학(10:00)

신경정신과 시험 자체는 무난한 편이었다. 문제는 신경정신과 시험이 끝나고 난 후 학관 분위기.
이번 시험기간에서 누구나가 최대의 난관으로 손꼽던 재활의학 & 간계내과학 콤보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얘기했다. 신경정신과학 공부하다 정신병 걸리고, 재활의학 공부하다가 척추병 걸리고, 간계내과학 공부하다간 간기울결 걸린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졸려 죽겠다.

4 / 20 (금) : 재활의학(10:00), 간계내과학(15:00)

10일간의 시험기간 중에서도 가장 부담스러웠던 하루가 끝났다. 미친듯이 달달달달~ 외우기만 했던 재활의학, 문제 유형을 전혀 감잡을 수 없었던 간계내과학. 신경정신과학이 끝난 19일 11시부터 간계내과학 시험이 끝난 20일 16시까지, 잔 시간과 밥먹은 시간만 빼면 온전히 공부에만 투자했다.
그러나 시험은 망쳤다. -_ㅠ

4 / 23 (월) : 심계내과학(14:00)

심계내과학 난이도는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었으나, 정체불명의 국가시험 K형 문제(???)란 것 때문에 골머리 좀 앓았다. 문제의 의도인즉 '다음 중에 맞는 소리만 골라내보셈' 하는 식인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떻게 그런 유형의 문제가 국가시험에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기괴한(?) 문제 유형이다.
한편 학관은 목요일 못잖은 패닉 상태로 빠져들었는데, 이 패닉 상태를 야기한 장본인은 부인과학. 문제가 어떻게 나올지도 전혀 모르는데다가 외워야 할 양이 무지막지하게 많은데, 나 같은 경우 한 번 정독하는데만 열 다섯 시간 정도를 소모했다.(;;) 외우는 건 다음 세상 얘기.
시험기간이 워낙 긴 탓에, 이게 마치 일상처럼 느껴진다. 끝나질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은 분명 흐르고 있고, 이제 어느덧 열흘 중 나흘만 남았다. 능선을 넘은 셈이다.

4 / 24 (화) : 부인과학(11:00)

원래 그렇다. 시험이 끝나갈수록 시험공부는 안 되는 법.
부인과학은 모두의 기대(?)대로 명불허전, 무서운 양 만큼이나 무섭도록 막막한 시험지를 받아들고 다들 탄식했다. 나는, 심지어 글자마저 제대로 안 써지더라.
신계내과학을 한 번 읽긴 했는데 기억에 남아있는 게 하나도 없다. 사상의학은 한 번 보지도 못했다. 시간은 넉넉했는데 왜 이렇게 공부가 안 되는지. GG다!

4 / 25 (수) : 신계내과학(11:00), 사상의학(14:00)

그럭저럭 선방(?). 공부 안 됐던 것에 비하면야.
여전히 공부 안 되는 하루였다. 아무래도 이 모든 것이 너무나 긴 시험기간과, 간계+재활에서 심계로, 그리고 부인과로 이어지는 공포의 삼연속 콤보에 질려버린 나머지 공부할 의욕을 잃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루 종일 책과 써머리를 붙들고 있었지만 공부는 어제만큼이나 잘 안 됐다.
이제 딱 두 과목 남았다. 그 중 한 과목은 나름대로 준비를 마무리하고 결전만 남겨놓은 상태. 온전히 남은 과목은 '최후의 위협' 피부외과학. 어려운 과목이다.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길!

4 / 26 (목) : 비계내과학(11:00)

비계 시험은, 1시간동안 그야말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토해내는(?) 듯한 시험이었다. 문제의 양이 워낙 방대했기 때문인데, 문제 자체는 대체로 강의시간에 강조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신나게(?) 써내려갈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과목은 단 하나, 피부외과학 뿐인데, 쉽지 않을 것이 확연해 보인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긴 했는데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쇼의 끝이 가까웠다. 어떤 래퍼는 "내일 뛰지 않으려면 오늘 가야지" 라고 말했지만, 요즘 세상에는 통하지 않는 말인 것 같다. "내일 죽지 않으려면 오늘 뛰어야" 하는 세상 아닐까.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꼬마들부터 은퇴를 목전에 둔 장년들까지, 보폭이나 속도는 서로 다르지만 다들 죽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고 있다. 이 시험 역시 죽지 않기 위한 뜀박질이다.

4 / 27 (금) : 피부외과학(14:00)

시험 완전 종료. 피부외과학 문제는 과연 명불허전이라 할 만한 '테러' 수준이었다. 젠장맞을. 그럼, 시험에 대한 얘기는 저기 저기 외기러기로 날려 버리고 즐거운 일상으로 돌아가자.

2007/04/27 19:15 2007/04/27 19:15
 

The Depressant Step

학교 | 2007/04/14 13:57


중간고사 일정 확정.

4 / 16 (월) : 침구과학 (14:00)
4 / 17 (화) : 침구기법 (09:30), 한방예방의학(14:00)
4 / 18 (수) : 소아과학(10:00)
4 / 19 (목) : 신경정신과학(10:00)
4 / 20 (금) : 재활의학(10:00), 간계내과학(15:00)
4 / 23 (월) : 심계내과학(14:00)
4 / 24 (화) : 부인과학(11:00)
4 / 25 (수) : 신계내과학(11:00), 사상의학(14:00)
4 / 26 (목) : 비계내과학(11:00)
4 / 27 (금) : 피부과학(14:00)

중간고사를 보는 과목은 총 18과목 중 13과목이다. 나머지는 리포트. 본 3 들어와서 첫 중간고사다.

늘 중간고사는 놀기 제일 좋은 시절에 본다. 뭐 그래도 어쩌나.

2007/04/14 13:57 2007/04/14 13:57
 

개강개강 2

학교 | 2007/03/14 01:00


1. 일전 KBS에서 "한의대생들의 꿈과 사랑"을 다룬 드라마 <청춘어람(가제)>을 계획중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됐다. 며칠 전 동기들과 한의학관 발코니에서 노가리를 까다가, 누군가가 "청춘어람은 개뿔, 쑥색거탑 쯤 되면 딱 맞겠네" 하는 농을 던졌다. (우리 한방병원 건물이 쑥색이다.) 뭐 맞는 말이긴 하다. 신뢰 관계의 붕괴. 학술적 커뮤니케이션 부재. 학문적 권위 부재. 실험실습 부족, 또는 한다 하더라도 학생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거부감을 받거나 하는 등 무한한 문제점 상존. 수업에 열의가 없는 학생들을 보며 누군가는 45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이 아깝지 않냐고 일갈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이미 그 학기당 450만원의 등록금이 면허를 '구입하기 위한' 합법적 뇌물이라 인식하고 있다.

2. 경혈가는 노래니 재밌게 외우라는 침구기법 강사님의 말씀. 한의학의 정체성이나 미래에 대한 관점이 나와 180도 다르긴 하지만, 분명히 열의가 있는 강사시긴 한데...... 나는 이렇게 재미없는 장단을 가진 노래를 지금껏 본 적이 없다. 4분음표 일곱개 씩.

3. 본과 3학년 중 개강총회에 참석한 인원은 4명, 신입생 환영회에 참여한 인원은 2명이라고 한다. 나는 그 시간에 황기왕족발 뜯으러 다녀온 뒤 집에서 하이킥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현우의 제안으로 족발 먹었던 사람들끼리 <좋지 아니한가>를 보려고 했었는데, 운전대를 쥐고 있던 양회장이 거친 드라이빙으로 영화관을 지나쳐 버리는 바람에 실패했다(ㅎㅎㅎ). 진심으로, 신입생이 누군지 관심도 별로 안 가고, 이 학번에 신입생과 좋게 좋게 지낼 자신도 없다. 알아서들 살겠지, 뭐.

2007/03/14 01:00 2007/03/14 01:00
 

시간표

학교 | 2007/02/1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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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38시간, 총 18과목. 수요일 중간 공강이 좀 부담스럽다. 목요일은 원래 10시에 끝나는 거였는데 교학과 차원에서의 시간 조정이 있었던 듯. 뭐 열심히 듣는 수밖에.

2007/02/14 23:12 2007/02/14 23:12
 

Remastered Track

학교 | 2007/02/01 20:06


방제학 A+
법의학 A+
병리학 A0
양방진단학 A+
진단학 A+
온병학 B0
각가학설 C+
경혈학 B+
양방예방의학 B+
약리학 A+
면역학 A0

더러운 건 이 학교뿐만이 아니에요. 거기에 잘도 적응해 살고 있는 나도 만만찮게 더러워요. 그걸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 꿈을 지켜가고 싶은 것이기도 하고...... 트랙을 리믹스합시다. 저 숫자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시청률같은 거에요. 모두를 일희일비하게 만들지만 결국 본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숫자. 시청자들을 얼마나 만족시켜줬는지, 시청자들을 얼마나 열심히 핥아줬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숫자.

계속 갑시다. 본과 3학년에 진입한 모두들, 계속 갑시다.

2007/02/01 20:06 2007/02/01 20:06
 

It's showtime - 2

학교 | 2007/01/23 00:09


1 / 22 (월) 양방예방의학(14:00)

한 달만에 재개된 시험 첫 과목은 본과 2학년의 최대 난관 중 하나인 양방예방의학. 공적인 장소에서 털어놓기 힘든 여러가지 사정들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어쨌든 결국 마무리가 되었다. 모두들 좋은 성적 거두었기를. 성적 후덜덜했던 친구나, 여러 사정으로 공부 제대로 못 했을 친구나 모두들 - 재시 없이, 떨어지는 일 없이 모두가 함께 본과 3학년으로 진학할 수 있기를 바란다. No fighting, no fighting. 'Cause it's showtime, "Baila en la calle de noche, Baila en la calle de dia". This is perfection. No fighting, no fighting.

1 / 23 (화) 한방진단학(12:00)

쇼를 계속 진행시키는 것에 대해 디스트레스가 점점 증가하는 가운데, 이틀째 일정까지 소화하고 사흘째 시험을 위한 준비까지 마무리해 간다. 한방진단학 시험은 공부 못 한 것에 비하면 만족스럽게 선방. 이제 남은 것은 이틀, 모두 하루에 두 과목씩을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힘을 내서, 모두 함께 진급하자.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Take 'em Chorus! Come here, go ahead, be gone with it. V.I.P., go ahead, be gone with it.

1 / 24 (수) 면역학(09:30), 양방진단학(14:00)

힘들었던 하루가 끝났다. 면역학과 양방진단학, 두 과목 모두 (객관적으론) 그다지 선방하진 못했지만 (주관적으론)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종강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루, 그리고 단 두 과목. 경혈학과 온병학이다. 양이 상당히 많다. 새벽이 내릴수록 머리가 딱딱하게 굳어간다. 하지만 지금은 쇼타임, 클럽은 새벽 3시까지도 쉬지않고 돌아간다. All my people on the floor, let me see you dance, let me see ya. it's like competition, me against the finals. I wanna get in a zone, I wanna get in a zone.

1 / 25 (목) 경혈학(09:30), 온병학(13:00)

End roll. 쇼는 끝나고 다시 현실이 시작될 것이다. 모든 비극과 희극이, 희곡 위에 펼쳐진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 쇼가 끝나는 순간 모두 허상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래도 전에 말했던 것처럼, 우린 이 바보같은 쇼에 출연한 댓가로 쁘띠부르주아의 입장권을 받는 너저분한 계약을 체결했다. 뭐 어때? 다들 아는 얘긴걸.

2007/01/23 00:09 2007/01/23 00:09
 

저는 제 순전한 양심에 따라, 투쟁을 거부하겠습니다.

다른 분들께 제 생각을 이해해달라고 말씀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차후의 불이익을 감수할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 그러나 한 가지, 투쟁에 대한 시각 차이가 다른 문제로 확대될 필요는 전혀 없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여전히 03학번 동기들을 믿고, 투쟁을 제외한 모든 일에 있어 김익수 선생님의 한마디가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곧 나의 졸업을 도와줄 최고의 조력자라는 것을.

최후 변론 하겠습니다.

전한련의 움직임은 충분히 양심적입니다. 저는 자유무역의 효과를 믿고, 어깨 너머 주워들은 케인지언과 프리드먼파의 철학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종속과 투기자본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정치경제학자들과, 김수행 교수나 이정환 기자의 우려에도 공감합니다. 앎이 부족하여 갈대처럼 흔들리는 것이겠지요. 그 어느쪽이 옳은지 나는 잘 모릅니다. 케인지언들과 프리드먼도 양심적이고, 김수행 교수나 이정환 기자도 양심적입니다. 그러하므로 당연히, 전한련 역시 양심적입니다. 그 누구도 사리사욕을 위해 움직이지 않습니다. 모두 자신이 믿는 바를 관철하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모두가 양심적이라면 왜 우리는 정부를 향해 투쟁을 선언했을까요? 저는 정부가 폭력적이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FTA를 밀실적으로 추진하고 한의계와의 합의 없이 한의사 시장 개방을 논의하려드는 정부의 행태, 즉 '소통의 단절'을 폭력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감히 생각컨데, 최소한 정부는 양심마저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FTA가 체결되고 나면 개인의 양심과 관계없이 민중 모두가 그 우산 아래 있게 될 테지요. 요즘에는 FTA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을 끊거나, FTA에 반대하는 광고를 불허하거나 하는 움직임마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국민 모두가 FTA에 찬성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정부에 대해 투쟁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작금의 전한련은? 저는 고심한 끝에, 전한련이란 시스템이 "FTA 반대"라는 어떤 양심을 절대적인 원칙으로 삼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또 이상한 것은, 어떤 실존하는 사람이 '큰 형님'이 되어 그런 짓을 하고 있단 게 아니라는 겁니다. 놀랍게도 학우들에게 양심을 강요하는 것은 전한련이란 시스템의 톱니바퀴였습니다. 전한련의 톱니바퀴는 사람에 의해 돌아가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인간의 제어 범위를 넘어서 오히려 사람을 구속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처음 톱니바퀴를 돌린 리더들까지도 '모던 타임즈'의 주인공이 되어 그 톱니바퀴에 맞춰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양심을 강요한다면 그것은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것을 더이상 양심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정책 추진이 더이상 양심이 아니라 폭력인 것처럼 말입니다. 이에 우리는 일종의 요식행위를 거쳤습니다. 투표를 통한 '결의'입니다. 2/3 이상의 찬성표만으로 나머지 1/3에게 어떤 목소리를 강요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늘 말씀드리는 것처럼 그 문제는 투표 이전에 논의되어야 할 일이지 이미 투표가 끝나고 결의가 성립된 후에 꺼내서는 안되리란 생각이 들어요. 따라서 그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결의로 돌아와서, 우리의 결의는 학장 이하 일부 교수가 시험을 강행하더라도 시험 연기(실질적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의가 지금도 효력이 있을까요? 모두가 공감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만, 이 결의는 깨졌다고 봅니다. 결국 우리는 각가학설 재시험에 응시했지요. '급한 과목은 보라'는 상임위의 지시도 있었다고 하고, 비대위도 거기에 대강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긴 하지만, 적어도 저는 그런 결의를 한 기억이 없습니다. 일전 학번회의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유급을 당할 수 있다는 결심을 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의 결심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할수는 없다는 것, 시험을 보는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마저 안고 가야 한다는 각오를 했었습니다. 심지어는 모두들 유급의 공포에 한 사람 한 사람 몰래 시험에 복귀하고, 나 한 사람만 시험을 거부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까지 있었어요. 하지만 다른 분들도 그런 생각을 하신 건 아닌 모양이더군요. 여하튼 결의는 깨졌고, 각가 시험은 치러졌고, 그리고 슬쩍 결의를 복구했죠. 역시 아이러니한 일이죠. 타인의 양심을 강요할 정도로 강력해야 할 결의가, 사실 이토록 허무하고 약한 것이었을 줄이야.

제가 투쟁을 거부하는 이유는 이하와 같습니다. 누구도 양심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 양심을 강요할 수 있는 (요식적이긴 하지만) 유일한 수단이었던 '결의'가 이미 깨졌다는 것, 혹 깨지지 않았더라도 코메디 수준의 것으로 전락했다는 것.

이 글은 상경 시위 이전에 쓰여졌습니다. 그러나 투쟁을 이어가시는 비대위님들, 상임위분들, 다른 사람을 이끌어야 할 입장에 계신 모든 분들과 강력한 투쟁 의지를 가진 모든 분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 시위 직후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저의 양심과 별개로,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는 모든 학우분들의 양심을 응원합니다. 저의 양심을 저 스스로 응원하는 것 만큼, 77개의 모든 양심을 응원하겠습니다. 변론을 끝까지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07/01/11 22:08 2007/01/11 22:08
 

양심적 투쟁거부

학교 | 2007/01/11 21:15


일전 <폭력의 색깔>이란 글을 쓴 적이 있다. 민주주의란 이루어질 수 없는 허상이며, 그렇기에 소수자들의 폭력에 새빨간 페인트를 칠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진실로 '죽창'을 휘두른 그 어떤 소수를 변호하는 것은 아니다. '죽창'이란 단어가 주류 미디어와 어떤 누리꾼 집단의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해도, 분명 죽창을 휘두른 사람은 있었으며 그 자체는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이다.

"양심에 의거한 폭력"이란 있을 수 있는가? 나는 무왕의 폭력과 광주의 폭력을 "양심에 의거한 폭력"이라 정의했지만, 사실 좀 더 정확한 정의는 이렇다. "죽이고자 하는 자들은 죽어야 하며, 살고자 하는 이들이 살아야 한다." 예전에 쓰던 습작 <미주>의 대사이기도 한 이 말은, 결국 똘레랑스의 개념과도 연결된다. 똘레랑스가 칼이고 단호함이며 앵똘레랑스에 대한 단호함을 의미하는 것처럼, '비폭력'이란 개념에도 '폭력에 대한 단호함'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살고자 하는 사람을 살리고, (타인을) 죽이고자 하는 사람을 죽이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사회적 비폭력이다.

그렇다면 폭력은 무엇인가? 비폭력을 "폭력을 휘두르는 이에게(만) 맞서는 것" 이라고 정의한 이상, 폭력에 대한 정의부터가 명확히 되어야 할 것 같다. 주먹을 휘두르는 것도 폭력이다. 그러나 우리 전한련이 누가 주먹을 휘둘러서 투쟁을 시작한 건 아니다. 생각하건데, 전한련이 맞서고 있는 폭력은 '일방적인 소통의 거부'를 의미하는 것 같다. FTA를 밀실적으로 추진하고 한의계와의 합의 없이 한의사 시장 개방을 논의하려드는 정부의 행태를 폭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우리 전한련의 모습은 어떠한가? 정부의 그런 정책 추진이 폭력이라면, 불법 시위에 사람들을 강제적으로 동원하는 것은 폭력이 아닌가? 편의에 따라, 사정에 따라 마음껏 깨버릴 수 있는 결의를 강요하는 것은 또 폭력이 아닌가? 사람 개개인의 양심과 철학을 무시하고, 모두에게 FTA 반대 투쟁에 동참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또한 어떠한가? 왜 집행진의 철학에 따라 학생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만 하는가?

양심을 갖는 것은 아름다운 행동이다. 한 독립영화를 통해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을 보며 나는 무한한 감동을 느꼈다. 그러나 만일 그 <여호와의 증인>이 자신의 양심을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했다면 어땠을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총을 잡고 싸우지 말 것을 강권하고, 총을 잡고 싸우는 사람에게 화를 낸다든가, 괴롭힌다든가, 구타한다든가 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그 양심이 아름다웠을까? - 양심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다. 그리고 그건 양심이 될 수도 없다.

나의 가슴에 선언한다. 나는 지금부터, 나의 순전한 양심에 따라 전한련의 투쟁에 반대할 것이다.

2007/01/11 21:15 2007/01/11 21:15
 

최근 대학교의 진단학교실에서 교재 개정 작업을 시작했는데, 김승효의 농간(?)에 말려들어 일을 도와드리게 되었다. 물론 마음이 아예 없었다면 김승효가 어떤 농간을 부려도 말려들지 않았을테니, 김승효는 내 우유부단한 태도를 확고히 굳힌 촉매제(?) 역할을 해 준 셈. 승효나 성태 형은 논문을 검색하는 일을 했는데, 내게는 능력 밖의 일인 탓에 다행히 내게는 그 소임이 맡겨지지 않았다. 대신 내가 맡게 된 일은 교재와 관련된 디자인 작업.

가장 먼저 맡게 된 일은 표지 디자인인데, 표지 디자인이란 것 자체가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상당히 어렵다. 팬시한 느낌의 디자인이라면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전공서적의 표지 디자인이라는 것이 상당히 복잡하게 느껴진다.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도 또 하나의 맹점이라, 현재는 일단 포토샵으로 시안을 만들어 놓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수정하는 "쓸데없는 한 단계를 거치는" 방식을 택할까 생각중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방의료공학과 학생들 중 일러스트레이터를 잘 다루는 학생이 있을거라 생각되지만....... 어쨌든 능력 이상의 일이다.

현재는 몇 가지 디자인 시안을 머릿속에만 그려놓고 있는 상태. 하나는 카메라 조리개(Aperture) 사이로 렌즈에 비친(?) 맥을 짚는 모습을 배경으로 하여, 가벼운 아쿠아 효과를 준 뒤 단순한 명조체로 제목을 넣는 방식. 또 하나는 아주 굵은 고딕체로 돋보이게 제목을 쓴 뒤, 거기에 색상을 넣은 몇 개의 줄로 임팩트를 주는 방식. 그리고 뒷면에는 큰 사진과 책에 대한 설명을 넣을 생각이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생각으로만 존재하는" 시안이 있긴 한데, 글쎄, 스물 셋짜리 생 초보가 전공서적의 '중후한 맛을 살리는' 디자인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미지를 구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 출판사를 거치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한의과대학의 진단학교실에서 자체 출판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저작권 문제는 매우 민감하여 접근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현재 생각으로는 사용해야 할 이미지가 있으면 직접 모델을 섭외하여 사진을 찍을 생각이지만, 글쎄......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것이긴 하지만) 시안을 잡아놨어도 그게 얼마나 실현될지는 알 수 없다. 작년 단대 MT 티셔츠 디자인을 맡았을 때도 그렇고, 단대 축제 포스터를 만들었을 때도 그렇지만, 정작 최종 결과물은 시안과 상당히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 능력 밖의 화려한 효과들을 쳐내고 비교적 단순하고 볼품없는 효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변하는 것이다.

한편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교재를 전반적으로 (차후 개정의 용이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쿼크익스프레스(QuarkXpress) 따위로 다시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 역시 내 능력 밖의 일이다. 맥 유저이긴 하지만 내가 쓰는 건 맥 OS X을 쓰는 최신 인텔 맥이라 쿼크익스프레스 7.0 버전을 사용해야 할 텐데, 이게 대부분의 인쇄소가 사용하는 구버전 쿼크익스프레스(보통 3.1)과는 호환이 되질 않는다. 게다가 쿼크가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어렵지 않은 프로그램이라곤해도 직접 사용해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 이제와서 쿼크를 배워가며 책을 디자인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고...... 여하튼 능력 밖의 일을 맡다 보니 참 여러가지로 고민중이다.

2007/01/09 22:06 2007/01/09 22:06
 

딱 1년만

학교 | 2007/01/04 23:28


딱 1년만 쉬었으면 좋겠어요. 이 학교는 불확실성의 세계죠. 아무것도 짐작가지 않는 안개같은 세상.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건, 1년동안 쉰 뒤 다시 이 학교로 돌아왔을 때 그곳이 더이상 내가 알던 그 곳이 아니리란 걸 알기 때문이에요. 친구들은 나보다 1년 앞서 병원에 들어갈 것이고, 나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야 할 거에요. 1년간의 천국 끝에 더욱 거대한 불확실성의 지옥 속에 빠져드는거죠.

그래서 그냥, 불평 불만이나 쏟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말로라도 그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모든 불평을 들어줄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는거죠. 그리고서는 피식, 웃어요. 미친 새끼, 나쁜 놈, 이거 악질 중에서도 악질이네. 지가 수많은 사람에게 저지른 수많은 잘못들이 있는데, 임신, 너 나쁜 놈이야, 나쁜 놈. 또 누구한테 죄를 지을라고. 결국 지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 주제에.

그냥 가끔씩 생각만 해야죠. 그것도 아주 가끔씩, 최대한 덜 해야죠. "후회하긴 왜 후회해? 수 백 가지 산이 수 백 곡의 노래와 수 십만가지 풍경을 보여주는데."

2007/01/04 23:28 2007/01/04 23:28
 

투쟁의 일상

학교 | 2006/12/2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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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쟁으로 인해 난감한 타이밍에 방학이 시작되었는데, 분위기나 기분은 영 꿀꿀하지만 계획까지 미뤄둘 수는 없을 것 같다. 방학이 되면 하려고 했던 수많은 일들, 일단 계획이라도 빡쎄게 세워둬야지. 투쟁 도중에도 짬짬이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다소 무리가 있는 (긴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일들은 2월 정도에 잡아둬야겠다. 일단, "영화로 달리기" 부터. 우선 강양의 추천으로 알게 된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는 몇몇 친구들과 돌아가며(?) 한 4~5일 가 있기로 했고, 더 늘릴 생각도 있다.

2. 지은누나가 카메라폰을 가지고 놀다가 뜬금없이 내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사진이 왜 다 이렇게 나이들어 보이냐며 화를 냈다. 이에 고개가 한 130도 쯤 돌아간 각도의 사진을 찍은 뒤, <간지나는 정책국장>이라는 이름으로 저장해 주었다. 표정이 늘 반쯤 '썩어' 있다는 건 자주 지적받는 사항인데, 어떤 사람은 책상에 거울을 하나 사 놓고 계속 표정 관리를 하라고 조언해 주기도 했다. 요즘에는 가끔씩 <포토 부스>란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해서 평소 내 표정이 어떤지 살피는데, 확실히 뭔가 기분나쁜 일이 있는 것 같은 표정이다.

3. 본과 3학년 등 선배들로부터, 왜 투쟁을 전대 학생회(그러니까 우리들)가 진행하지 않고 차기 학생회에 맡겼냐는 불평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라고 뭐 투쟁의 프로페셔널이겠냐마는, 아무래도 1년간 학교 행정을 처리해온 경험도 있고 투쟁을 리드했던 경험도 있기 때문에 훨씬 낫지 않겠냐는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현재도 차기 학생회의 아마츄어리즘에 선배들이 많이 답답해하고 있다는 후문. 그러나 전대 학생회라고 뭐 딱히 다를 게 없는게, 아마츄어이긴 우리도 마찬가지인데다, 정책을 입안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할 정책국장이 학생회 사상 가장 강력한 투쟁 회의론자이며 운동권마저 싫어한다는 게 큰 걸림돌. 차기 학생회에도 뛰어난 사람들이 많으니, 나 따위가 하는 것보다야 훨씬 잘 하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게다가 전한련 상임위가 이미 차기로 넘어갔기 때문에, 조직 구도 상으로나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위해서나 차기가 투쟁을 맡는 게 옳을 것 같다. 회장으로부터 도와달란 일이 있으면 지원을 아끼지 말라는 당부를 듣긴 했지만, 뭐 그런 요청은 없다. ㄲㄲ

4. 난 내가 진심으로 투쟁이나 운동권의 '가오' 잡는 문화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데, 회장이 나보고 "선동 전문가" 라며 놀린다. 막상 내가 회장 앞에서 누굴 선동했던 적이 있는가 싶은데. 선동이라니...... ㄲㄲㄲ

5. 학번 커뮤니티의 어떤 글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박타아(FTA) 씨와의 맛사지 한 판 승부, 패가 좋지 않은 임신혁씨가 뻥카를 지른다. "3억 받고.... 칩스 다 넣으시죠!" 그 때 임신혁의 식구인 왕타짱 씨, "임신혁 너, 되지도 않을 레이스를 하면 어쩌자는 거야?"하고 임신혁을 나무란다. 이런 ㅅㅂ, 뻥카를 지르는데 되지도 않을 레이스라고 동네방네 소문내면 어쩌자는 거야? 그게 블러핑인지 몰라서 그러는 거야?

2006/12/21 15:11 2006/12/21 15:11
 

It's showtime

학교 | 2006/12/18 10:46


12 / 11 (월)
약리학(13:00)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이상한 영단어 시험 보는 기분이랄까. 쇼의 시작치고 만만찮은 과목이었음에는 분명하다. 하기사 "매도 미리 맞는다"는데, 그럭저럭 좋은 일일런지...... 물론 앞으로 남은 과목들도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쉬어가는 날이 없어!

12 / 13 (수) 법의학(18:30)

전야제의 끝(?). 법의학 시험은 대체로  무난하면서도, 통 감조차 잡을 수 없는 문제들도 여기저기 끼어 있었다. 일단 끝났다는 것에 의의를. - 하지만 이제 드디어 본 게임의 시작이다. 하루도 쉴 수 없는 진짜 쇼타임, 한 번 가 보자구.

12 / 15 (금) 방제학(12:00), 병리학(18:00)

프롤로그를 넘어, 쇼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공부가 영 안 돼서 고생. 시험 전 날에는 "이런데 아둥바둥 매달려서 뭐하나, 재시만 안 보면 되는거지" 하는 기분이 들더니만, 시험 당일에는 갑자기 곧 시작할 소설 습작 <능에 맞서>의 영감이 떠올라서 소설 구상이나 하고 앉아있었다. 그렇다고 시험공부를 아주 등한시했느냐 하면 그런 건 물론 아니지만, 아무래도 공부가 철저하지 못하다보니 잔실수를 엄청 많이 했다. 특히 방제에서 한자를 잘못 쓴다든지, 약재를 하나 빼먹는다든지 하는. 물론 스트레스받으며 시험에 속박되는것보다야 낫겠지만, 이 이상 풀어지면 곤란할 것 같다. 시험에 목매진 말되, 할 수 있는 만큼은 매진하자.

12 / 18 (월) 진단학(09:20), 양방진단학(13:00) - 연기
12 / 19 (화) 양방예방의학(17:00) - 연기
12 / 20 (수) 각가학설(12:30) - 연기
12 / 21 (목) 경혈학(09:30), 온병학(13:00) - 연기
12 / 22 (금) 면역학(12:00) - 연기

갑작스런 투쟁 국면. FTA와 관련, 정부가 한국의 한의사 면허와 미국의 침구사(Acupuncturist) 면허를 상호 양허할 생각이라는 보도가 나옴에 따라, 급히 시험이 연기되었다. 시험 10분 전까지 공부를 하고 있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 실제로 보면, 한국의 한의사는 법률적으로 의료인이지만 미국의 아큐펑쳐리스트는 의료인이 아니다. 당연히 학제상으로도 큰 차이가 있어서, 한국의 한의대는 6년제 또는 8년제(예정)이지만 미국의 아큐펑쳐리스트 양성 대학은 전문대 수준. 따라서 보건복지부에서는 무슨 헛소리냐고 팔짝 뛰고 있는 상태지만, 막상 FTA 협상단 및 재정경제부가 어쩔 수 없지 않겠냐는 입장이란다. 경제관료들의 꼴통스러움은 하여튼 알아줘야 한다. 경제와 돈의 문제가 아주 중요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 사고가 "효율성에의 함몰"로 이어질 때, 결국 우리는 최악의 미래를 맞게 될 것이다.

2006/12/18 10:46 2006/12/18 10:46
 

변증의 미래

학교 | 2006/12/14 00:05


3주 째 안 떨어지던 기침이 준영 형이 준 소시호탕 한 번 먹고 상당히 호전되다. 물론 아직 소시호탕증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었는데, 참 신기하다. 변증이란 게 참 신기한 기술이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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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재밌어서 퍼온 이효리 "겟차".

2006/12/14 00:05 2006/12/14 00:05
 

Now it's time

학교 | 2006/12/09 10:35


12 / 11 (월) - 약리학
12 / 13 (수) - 법의학
12 / 15 (금) - 방제학, 병리학
12 / 18 (월) - 진단학, 양방진단학
12 / 19 (화) - 양방예방의학
12 / 20 (수) - 각가학설
12 / 21 (목) - 경혈학, 온병학
12 / 22 (금) - 면역학

스트레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의미하는 유스트레스(Eustress)와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의미하는 디스트레스(Distress)가 그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 내 주위의 모든 환경들이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는 최신 이론을 생각해봤을 때, 결국 그것을 유스트레스로 받아들일 것인가, 디스트레스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나에게 달려있는 셈이다. 최선을 다하되 괴로워하지 말 것. 사실 외부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면 이것도 다 부질없는 얘기긴 한데...... 그래도 어느 정도는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2006/12/09 10:35 2006/12/09 10:35
 

학생회 이월

학교 | 2006/12/06 22:03


일 년동안 모두들 수고했습니다. 이게 참 힘든 일이었단 생각이 들어요. 근로장학금 명목으로 돈이 좀 나오긴 하지만 그 돈을 바라고 하는 일도 아니고, 사실상 '봉사'에 가까운 일인데도 불구하고 참 욕을 많이 먹어요. 나도 학생회 하기 전까지는 "학생회는 대체 뭐하나" 싶었던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고. ㅎㅎ 이게 총학하고는 달라서, 학생회 경력이 어디서 인정받는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게다가 다들 나름대로 '머리 큰' 사람들로 가득찬 한의학관에서 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죠.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는 일들이 항상 내 대가리를 노리고 포진중이었죠.

그래도, 전에 '노동의 소외' 얘기를 한 적이 있죠? 학생회 일으로부터 그 'x같은' 온갖 사정에도 불구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맑시스트 식으로 말하자면 바로 그 노동의 소외가 여기에는 없기 때문이었다고. 나는 앞으로 더욱 거대한 소외에 둘러싸여 살아가야 하겠지만, 이 경험이 그런 나를 일으켜줄 노스탤지어가 될 것임을 확신해요. 하마사키 식으로 말하자면 "이 빌어먹을 장소에서 날 끌어당겨줄 당신"이 또한 그 노스탤지어일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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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사진이지만, 얼굴 안 나온 사진이 이것밖에 없더라.
치악산 등반. 복지국장 + 총무.


여하튼 유쾌한 이월이었다. 여러가지 일들이 떠오르지만, 그건 나중에 술자리 안주용으로 아껴두자. 앞으로 우리는 수 십 년을 만날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이것이 (뜬금없이 연락을 해 준 종화와 성무 덕분에) 새삼스레 와닿는, 행복에 대한 진실일런지도 모른다. 그럼, 유쾌한 은퇴자들은 유쾌하게 뒷풀이나 하러 ㄱㄱㅅ~ 물론 일단 시험부터 끝내고. -_ㅠ

2006/12/06 22:03 2006/12/06 22:03
 

PPT 만듭시다

학교 | 2006/11/18 21:23


결론인즉, 현재 국내 한의사들은 통풍 치료에 허실을 구분하지 않고 풍한습비통 통치방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허증과 실증을 나누어 치료하는 것이 요구된다...... 는 얘기. 타이틀 1장, 내용 5장, 결론 1장, 총 7장으로 구성된 PPT 파일.



환자 역할로 임요환(43, 남)이 등장하는 이유는, 통풍 치료의 요점이 이묘환(二妙丸)이란 약 속에 담겨 있기 때문. 결국 이게 다 임요환 때문이다.


* 기타 사건들

1. 이수달 슷하리그 우승. 올드게이머 중 말정턱과 함께 별로 호감 안 가는 인물인데, 어쨌든 황금쥐의 주인공이 됐단다. 불쌍한 대가르시아 -_ㅠ

2. MS가 주도한 "오리가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시된 삼성의 UMPC Q1이 뉴욕 타임즈가 선정한 "올해 최악의 제품 3선"중 하나로 선정되었단다. 올해 최악의 제품에는 LG의 초콜렛 폰 글로벌판도 선정, 한국 제품이 "올해 최악의 제품 3선" 중 2개를 독식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오리가미야 원래 반쯤 맛이 간 프로젝트였다고 쳐도, 수출용 초콜렛 폰은 LG의 글로벌 경영에 심히 의문을 제기하게 한 제품이었다. 국내용은 진짜 예뻤는데, 수출용은 대체 기괴하기 짝이 없는 디자인으로 바뀌었으니...... LG가 양키 센스를 과대평가한 건가?

2006/11/18 21:23 2006/11/18 21:23
 

Alchemist-Soul

학교 | 2006/11/14 00:06


아직까지도 이름의 뜻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과내 팝 음악 동아리, "알케미스트-솔"의 첫 정기공연에 다녀왔다. 사실 별로 가기 싫었는데, 우리 회장님 등쌀에 못이겨 어쩌다보니 관람.

팝 음악 동아리라고 해서 뭐 특별한게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장르 불문, 다양한 노래를 부르는 노래패(?)다. 이번 공연에서도 여러 노래를 선보였는데, 노을이라든가, 빅마마라든가, 파이브라든가 하는 가수들 노랠 불렀다. 노래는 다들 잘 하더라. 각자의 개성이나 매력과 관계없이 모두가 "소몰이 창법"을 구사한다는 점은 좀 그랬지만, 뭐 어떠랴, 그 잘난 인디 씬이라고 뭐 딱히 다르지 않은 것을.

그 결과가 어떠했는가야 관객이 함부로 평가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커튼 콜로부터 느끼는 성취감이 컸다면야 가장 성공적인 공연이었을테고, 그렇지 못했다면야 실패한 공연이었을테고. 그 스스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 연습을 하고, 실력을 쌓고, 그렇게 공연을 했다면 그만큼 거대한 성취감을 느꼈을테고, 그렇지 않았다면 그만큼 후회스런 공연이 되었겠지. "다들 그렇게 생각 안해요?" :)


첨언. 알케미스트-솔의 의미를 생각해보다.
1) 영혼의 연금술사
2) 솔 음악을 하는 연금술사
3) 연금술사의 영혼
4) 연금술사와 솔 음악

정답은 미슷허리.

2006/11/14 00:06 2006/11/14 00:06
 

goin' on

학교 | 2006/10/27 15:07

2006. 10. 20. (금)
약리학 (12 : 00)
병리학 (14 : 20)

이런 세상과 저런 세상. 페니실린과 항생제, 항암제들의 세상이 한켠에 있고, 변증과 그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의 세상이 또 한켠에 있다. 긴 시간동안, 나는 이 두 방법 중 어느 쪽이 우월한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왔다. 굳이 말하자면, 그동안 나는 전자(약리학의 방법론)를 좀 더 우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두 방법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대신 두 방법을 절충한 제 3의 길을 찾아야 한다.

2006. 10. 23. (월)
진단학 (09 : 00)
양방진단학 (14 : 00)

여기서도 매한가지로 이런 세상과 저런 세상이 있다. DTR과 다양한 Sign들, DRE가 있는 세상이 한켠에 있고, 역시 변증과 그 거대한 데이터베이스, 맥의 세상이 또 한켠에 있다. 어느 쪽이 더 나은가? 역시 무의미한 질문이다. 그저 두 가지의 가능성일 뿐.

2006. 10. 24. (화)
양방예방의학 (15 : 00)

이제 정확히 절반의 과목을 마무리했고, 총 6일의 시험기간도 딱 3일이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시험 준비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기간을 모두 고려해보자면, 이제 15일 중 12일이 지나고 딱 3일이 남은 셈이다. 최선을 다해, 하지만 무리는 하지 말고 가자. 사실 생각해보면 바로 이런 마인드, 이런 태도와 행동이 바로 예방의학적인 것일 터이다. 스트레스 받지 말자. 다 놓고 가자.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이나 들으면서. "어쩐지 옛 사랑이 생각났죠, 당신도 나만큼은 변했겠죠. 그래요, 가끔 나 이렇게 당신땜에 웃곤 해요, 그땐 정말 우리 좋았었죠."

2006. 10. 25. (수)
방제학 (14 : 00)

끝이 참 어렵다. 유종의 미라는 게 참, 살면서 찾기 힘든 일이지 싶다. 방제학 시험을 보면서 뒤에서 "미치겠네" 소리가 들려왔을 때는 실소했지만, 확실히....... 남은 건 이틀, 가장 어렵고 가장 힘들 것 같은 이틀이다. 어떤 과학자들의 주장처럼 미래가 결정되어 있는 것이라 해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 walking proud".

2006. 10. 26. (목)
경혈학 (10 : 00)
온병학설 (13 : 00)

점점 더 힘들어져가지만, 지쳐서 더이상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지만 어느새 끝이 가까웠다. 힘들었던 하루였다. 3학점짜리 '초' 메이저 과목인 경혈학과, 1학점짜리지만 나름 강력한 포스를 풍기는 온병학설의 합작품. 게다가 금요일 각가학설/면역학 콤보에 대비한 벼락치기 공부까지, 버티기 참 힘든 날이다. 지금 시각 새벽 2시. 한 시간만 더 하고 자고 싶은데, 그게 또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 조금만 더. 스포트라이트는 이제 곧 꺼진다. 그럼 그 때 편히 쉬자구.

2006. 10. 27. (금)
면역학 (10 : 00)
각가학설 (14 : 00)

정말 엄청난 실수를 한 하루였는데, 그 실수인즉 바로 시험시간을 착각했다는 것이다. 각가학설 시험을 먼저 치르는 줄 알고 있었는데, 9시에 학교에 올라가보니 면역학이 먼저. 남는 3시간 여동안 면역학 벼락치기를 마무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나에게는 극히 충격적인 사태였지만, 여하튼 그럭저럭 잘 넘겼다. 9시 45분에서 그 사실을 안 성태형이나, 9시 50분에야 알고 식겁하며 괴로워했던 준교형에 비하면야...... 그건 그렇고, 왜 이렇게 마지막 날 시험을 꼭 망쳐서 기분이 펴다 마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학생들을 괴롭게 하려는 학교측의 음모인가.

2006/10/27 15:07 2006/10/27 15:07
 

walking proud

학교 | 2006/10/18 00:28

2006. 10. 20. (금) : 병리학, 약리학
2006. 10. 23. (월) : 진단학, 양방진단학
2006. 10. 24. (화) : 양방예방의학
2006. 10. 25. (수) : 방제학
2006. 10. 26. (목) : 경혈학, 온병학
2006. 10. 27. (금) : 면역학, 각가학설

올려다 본 하늘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생각났습니다
당신처럼 강하고 꿋꿋하게
세상을 살고 싶습니다

이런 내 모습이 당신에게도 보입니까?
당신의 가슴 속에도 울려 퍼집니까?
당신의 뒷모습을 닮고자
나는 오늘도 걷고 있습니다


나는 이제와서 이것이 내가 택한 길임을 다시 깨닫는다. 많은 사람들이 훨씬 어려운 길을 택했고, 그로부터 더 많은 고난과 역경을 맞으면서도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다. 그것이 단순히 그들이 위대한 영웅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당신들의 뒷모습을 닮고 싶다. 꿋꿋하고 강하게 걷는 당신의 뒷모습을.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다섯 학기, 이 년하고도 절반의 시간을 스테이지 위에서 보낸 후에, 나는 비로소 스물 다섯의 첫 달 즈음에 한의사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내 뒷모습 또한 당신처럼 당당해질 수 있을까?

2006/10/18 00:28 2006/10/18 00:28
 

페리클레스

학교 | 2006/09/21 22:46

사실 민주주의사회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써 이런 신념을 갖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두에게 충분한 교육과 정보의 공유, 생각할만한 여유와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을 때 민주주의만큼 완전한 정치 체제는 없다." 물론 이 얘기를 굳이 꺼내는 것은, 이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부자유할 때는 무엇보다도 자유를 갈망하지만, 자유로워지면 도리어 부자유를 갈망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 이게 맞는것 같다.

나는 학우들에게 내가 아는 최선의 정보를 주었으며, 서너 차례 이상 충분히 상황을 객관적으로 교육시키려 했고, 생각할만한 여유와 시간을 충분히 제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학우들은 "이끌어 줄" 누군가를 원하고 있었고, 또한 그 결과에 온전히 "책임을 질" 희생양을 바라고 있었다. 마땅한 용어가 생각나지 않으니 "예수 그리스도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그들은 자신들 대신 판단을 내려주고, 자신들을 이끌어주고, 그리고 그 결과를 온전히 책임질 지도자, 혹 어쩌면 구세주(savior)를 원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기야 이런 성향이 없었다면 벌써 2천년 째 신탁조차 내리지 않고 있는 예수를 사람들이 계속 갈구하는 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사람들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나는 민주주의 지도자로서는 낙제점이다. 그 결과 완전히 머리가 하얘져서는 헛소리를 지껄여댔다는 점에서 또한 완전한 낙제점이다. 여하튼 그들은 그런 면에서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인데, 순전한 개인주의자를 지향하는 나에게 민주주의의 구세자 자리는 통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플라톤이 될 생각도 없지만, 페리클레스가 될 능력도 없다. 그저 페리클레스의 치세(治世)에 빌붙어 내 양심 하나 지켜 살아가는 덧없는 민주주의자가 되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또한 나는 이미 그 페리클레스에게 내 작은 조력나마 바칠 것을 각오했으므로, 그 작은 소망은 아무래도 포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모두가 이끌기를 바란다면 이끌 것이다. "투쟁"!

2006/09/21 22:46 2006/09/21 22:46
 

축제 포스터들

학교 | 2006/09/17 18:01




모델 임신, 촬영 임신, 편집 임신. 이 인력의 부족과 촉박한 일정에 대해 누구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으리! 게다가 양심업ㅂ게도 대부분의 부분들이 어디선가 패러디 또는 표절(?)해 온 것들이다. 개인적 취향으로는 까만색 종이 한가운데에 <의림제 코밍 쑨>이라고 적힌 티져(?) 포스터를 만들고 싶었지만, 그럼 아마도 업무태만으로 잘릴 것 같아서 관뒀다. 그럼 즐거운 축제!

2006/09/17 18:01 2006/09/17 18:01
 

뭐같은 사정들

학교 | 2006/08/28 23:07

애니콜의 디자인이 왜 항상 그모양 그 꼴이고, "가장 혁신적인 슬라이드 기술"을 도입한 슬림슬라이드가 왜 최종 디자인은 "아저씨 폰"에 지나지 않았는가,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지 모른다. 아이리버의 "U10 (Thumbthing)"이 그 가격 정책의 실패와 편의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칭찬해줄 수밖에 없는 제품인지, 왜 아이팟의 클릭 휠(Click Wheel)이 그토록 혁신적이고 싸이언 아이디어의 "초콜렛"이 뛰어난 제품인지, 그 또한 답은 가까운 곳에 있을지 모른다.

학생회 일이 그토록 "좆같은" 여러 사정들, (특히 회장이나 부회장 등 직선대표가 맞닥뜨려야 하는, 학교측이 강요하는) "우리 안의 파시즘",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욕먹는 온갖 딜레마 따위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즐거울 수 있는 이유는 맑스가 말한 "노동의 소외"를 여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회의 노동은 십중팔구 결실이 되어 찾아온다. 혹 실패하더라도 그것이 내 성장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버텨낼 수 있는 것 같다.

얘기가 쓸데없이 복잡하다. 술 한 잔 하자. 재수 옴붙은 사장 개새끼, 일할 의욕을 뚝뚝 떨어뜨리는 돼지같은 부장의 야근 공지, 매일같이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그 "좆같은" 회사 생활에 그 위대한 "사회 모순에의 투사"들이 그러하듯이, 우리도 그냥 술이나 한 잔 하자. 술 한 잔에 사장 개새끼 벗겨진 머리에 절대악의 딱지를 붙이고, 백발변태 부장의 배때기에 사시미를 쑤셔넣고 한 바퀴 돌려 쏟아지는 창자를 감상하자. 세상에서 가장 매서운 혀의 칼날 속에서라도,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미쳐버릴 것 같은 그 "투사"들이 그러하듯이, 우리도 그냥 술이나 한 잔 하자. 약리학 책에는 이렇게 써 있다. 고위중추억제, 피부혈관확장작용, 개스트린 및 히스타민 유리, ADH 억제 작용을 하며 중독 치료를 위해 필요에 따라 Disulfiram을 투여하기도 하는 약...... 그래, 약이다. 넘치는 짜증을 다스리기 위한 약.

2006/08/28 23:07 2006/08/28 23:07